갱년기, 그 이후
하루 하루가 살 떨리는 긴장감으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해야만 하는 순간들의 연속임을 깨닫는다.
목요일에는 아침부터 밥을 두솥이나 지어 누룽지를 만들었다.
야간반수업을 위해서였다.
장을 보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금요일 오후수업 후에는 토요일 수업을 준비해야만 했었다.
토요일에는 수업하고 집안정리를 하였다.
오늘은 주일이어서 또 여유롭지가 않았다.
지금은 내일 수업준비로 바쁘다.
수요일에는 서울가야하고 목요일부터는 수업이 시작된다.
하지만 재미와 보람도 있어서 늘 감사하다.
매일 출근하는 일이 아니어서 일할때 마다 비축해 놓은 나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이 나오곤 한다.
틈틈이 밥도 하고 집안 일도 해야하니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갱년기때가 되니 힘이 드는데도 일도 완벽하게 해내야만 하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나만의 속도와 순서를 정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 두었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세련되게 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세대는 늘 그렇게 허겁지겁 살아 온 세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험악한 세월속에서 많은 자녀들을 키웠어야 했기에 부부간의 섬세한 공감과 감정적인 교감없이도 잘 살아오셨던 것 깉다.
그런데 부부만 남게 되었을때에 오랜 세월 그냥 쌓아온 정으로 만 살게 되는 것 같아 보인다.
부모님의 삶을 보면 왜 그렇게 엉성해 보이는지...
혈투라고 생각 될 정도로 싸우실때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노라면 늘 "나이들어서 나도 그렇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었다.
가족이든 지체나 친구던 순간 만나지는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살아 왔던 것 처럼..
두사람만 한 공간에 남았을때에도 세련되게 사랑으로 살고 싶다고 소망했었다.
살만하게 살아 온 우리는 그래도 그때 그때마다 부부끼리 챙길 것을 어느 정도 챙기며 살아왔다고 생각된다.
부부만 남아 살아가게 될 날이 많아진 시대이다.
미래를 누가 알수 있으랴!
하지만 바라기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으로 또렷한 의식을 가진 채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