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섬세해지는 남편

걸상 2013. 1. 17. 02:31

남편이 우리 아버지를 닮아 가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는 젊으실때 부터 가정적이셨었다.

남편이 다리를 다쳐 운동도 못하게 된 것도 원인이 되었지만 방이 물난리를 겪게 된 것도 계기가 되었다.

일이 많아진 것이다.

소소한 집안일들을 당신의 성격대로 정말 적극적으로 한다.

난로에 불을 지피는일, 빨래를 개는일, 스스로 새벽시장다녀오고 새벽예배 끝나고 두부도 사온다.

이불을 같이 턴다.

넘치는힘을 집안 정리에 온통 쏟아 붙는 것 같다.

당신이 변해 주어 감사하다고 하니 씨~익 웃는다.

늘 버겁다고 생각한 일을 같이 해주니 집안이 윤이 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청소기는 항상 당신의 도구였었다.

얼마나 열심히 돌리는지 전기세가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 될 정도다. 장판이 깔리지 않은 방을 아침 저녁으로 돌리니 정신이 없었다.

잘 마르라고 깔아놓은 신문지를 걷고 깔고 ...걷고 깔고

이참에 가구배치를 새로 하였다.

책을 다 옮기고 정리하고 버릴것을 버렸다.

침대를 안방으로 옮기니 우리 집이 전체적으로 좌식에서 입식으로 전환이 된 것 같다.

거실의 좌식 탁자를 다리를 길게 달잔다.

학교를 옮기면 시간이 많아 무언가 만들 시간이 충분하단다.

나는 좋다고 할 수 밖에....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나온다고들 하던데 남편도 그런가보다.

완전 상남자였었는데.... 나도 같이 변해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