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애인 요리반

걸상 2011. 3. 21. 16:51

요리실습반의 매력이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화요일 빵반과 목요일 요리반 두개를 다 들으시는 분들이 계신다.

목요일 반이 시간이 짧아 부담없어 좋다고들 하신다.

작년에는 시각장애인들과 빵수업을 하였었는데 올해는 요리반으로 바꾸어 수업을

하게 되니 시간이 짧아져서 좋은 것 같다. 

 

시각장애인들은 작년에 뵈었던 분들이어서 첫날부터 친근감있게 대해 주셨다. 

두번째 수업이 되니 이제야 청각장애인들과 많이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멸치땅콩조림과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었다.

밑반찬을 만드는 실습이어서 늘 넉넉하게 가져 갈 수 있는 요리를 고민하게 된다.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임해주셔서 감사하다.

수업을 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수업이라는 마음을 갖고 임하게된다.

 

설겆이와 정리정돈을 정말 잘하신다.

맨 앞자리의 나의 공간까지도 내가 다른 일에 신경쓰고 있는 사이 확실하게 정리해주셨다.

 

 

나도 모르게 멸치를 볶으시는데 눈이 잘 뵈지 않아 아랫부분이 살짝 탔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얼른 설겆이쪽으로 피신하시는 것이 아닌가!

"아뿔사 실수 했구나!" 싶어 그분께 다가가서 어깨를 주물러 드렸다.

어깨가 얼마나 딱딱하시던지...

아파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씀하셨다.

연세를 여쭈었더니 71세시라고 하셨다.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도 시각장애인 6급을 받으신 상태시다. 

연로하셔셔 시각장애인이 되신분들인데...

다음부터는 더 말조심해야 겠다.

평소에 모든 요리를 척척 잘해내시니 시각장애인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수강생들의 마음과 형편을 잘 살피는 지혜를 주십사 기도하게 된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늘 반성할 일이 넘치는지....

"선생님 저희 조의 것이 잘 되었는지 봐 주세요!"하시면서 좋아해 주시는데 말이다.

청각장애인분들도 손짓하시면서 당신들이 만든 음식을 시식해보라고 권하신다.

나도 모르게 수강생들의 제스처를 따라하게 된다.

오버하면서 정확하게  말해주고 싶은 욕심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면서 맛있다고 

촤대한 큰 몸짓으로 표현해 주었다.

 

다음 수업은 포크커틀릿이라고 예고를 하였다.

냉동 또띠아도 준비하여 트위스터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다음 수업이 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