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남편이 처음 중국에 갔었을때 가져온 선물이 자사호 다기세트였다.
차를 좋아하는 나를 배려한 선물이었다.
요번에 보내면서는 차에 관하여서는 이젠 충분하니 립스틱이라도 좋으니
나만을 위한 선물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었었다.
남편은 나를 위해 유명한 프랑스제 향수를 사왔다.
큰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선물 받는 당사자에게는 쓰레기나 욕이 될수도 있다"는 어느 분 말씀이 생각 나는 순간이었다.
관심이 없다가도 선물을 받게 되면 그 분야에 관심이 생기게 하는 경우도 물론 있다.
남편은 나로 하여금 졸지에 향수를 뿌리고 외출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릇을 좋아하니 나도 모르게 그릇 선물을 잘 하는 편이다.
정말 아끼는 그릇을 주게되곤 한다.
그것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내가 느끼는 것만큼 좋은 선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내가 좋으니까 주게 되곤 한다.
사람이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지 알 수 있다.
주는 사람이 나를 생각하면서 들뜬 마음으로 샀었을 그 마음만 받으면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쓰다 달다 말을 하게 되는 것인지....
무사히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도 말이다.
동생이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오면서 가방을 사주었다.
유명한 메이커이라는데 ....
워낙 친정엄마가 가방을 좋아 하시는지라 그 수준에 맞추어 누나들 것까지 사 온 것 같다.
비쌀텐데 하는 염려가 더 앞섰다.
볼 일이 있어 학교에 간 큰 아이가 가져갔다.
벌써 주변 사람들에게 가방이 예쁘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자랑이 늘어졌다.
물건에 대해 한참 관심이 넘치는 나이니 양보하게 된다.
늘 그가 가진 물건보다 그 사람의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고 잔소리를 하면서도
좋은 물건에 캄탄하는 나도 어쩔수 없는 속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