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두 분의 생신

걸상 2010. 8. 10. 23:11

우리 시어머니와 엄마의 생신은 20일 차이가 나신다.

올해는 두 분다 강릉에 있는 음식점에서 치루어 졌다.

여름이어서 음식을 차릴 때면 늘 상할까봐 조바심치곤 했었다.

 

 

어머니생신은 아이들 고모의 주선으로 강릉의 <좋구먼>에서  먹었다.

나는 두번 째였는데 퓨전 한식의 멋스러움과 깔끔함이 좋았다.

고모부의 개업축하를 겸한 가족모임이어서 더 즐거웠고 감사했다.

 

엄마생신은 큰 언니네가 시간을 내어 오신 날에  

강릉 <서지초가뜰>에서 생신상을 주문하여 함께 했었다.

배용준의 책에 소개된 곳이어서 꼭 가서 먹어보고 싶었었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이  있어서 좋았었다.

 

두군데 다 가격이 결고 만만치 않아서 자주와서 먹고 싶은 만큼의 매력은 없었다.

'가격을 약간만 낮추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

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아마도 재료선정에 있어서  세심함과 정성이 더 들어 갔을 만한 음식들 이었기에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갔으리라 짐작 되어졌다.

유명세를 탄 음식점에 가 보았다는.. 호기심을 만족시켜보았다는 감동

거기까지만이었다.

 

엄마는 한식을 대접하면 늘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도 없다시곤 하셨다.

항상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두가지 기억나는 반찬이 있는 메뉴를 좋아 하셨다.

다른 언니들은 엄마 생신 당일에 맞추어 오셨기에 토요일에는 삼척에서 꽃게탕을 사드렸었다.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

오히려 양념치킨을 배달시켜 먹었었던 그 다음날의 점심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신다.

요즈음 식당에서 내오는 한식이라는 것이 어느 것 하나도 푸짐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어서

조금씩만 맛을 보게되니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다.

나는  강릉지방의 갖가지 특색있는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엄마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확끈한 고기 반찬을 더 좋아하시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일평생 좋아하여서 오랫동안 먹어 왔었던 음식에 더 감동하는 것 같다.

번폐스러운 여러가지 반찬들 보다 입맛을 돋구는 한가지 반찬이 없다는 사실이

절망하게 만든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불고기라도 양을 넉넉히 내었더라면 하는 욕심이 생겼었다. 

 

언니들의 시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가 않으니 늘  몇차례씩 생신모임을 갖게된다.

두분 다 생신이 가까운 주일에 당신들 교회의 주일 급식에 콩설기떡을 섬시루에서 배달시켜 보내 드렸다.

정말 좋아하셨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주시기만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