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며칠전 친구네 집에 갔었다.
거실에 컴퓨터가 두대나 있었고 한쪽 구석에 가스관같은 긴 스틱이 있었는데
그 바에 줄을 순서대로 너무 많이 달아 매어두고 있었다.
'무슨 줄이 저렇게도 많지?'생각했었다.
가지런히 종류별로 정리해 두려는 의도 같았다.
그리고 잊곤 있었는데 작은 아이가 mp3 줄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쓰고는 치워두지 않고서 찾느라고 온 집안을 다 뒤지고 있었다.
우리집의 모든 줄이 들어있는 TV밑의 서랍속에서 찾아보라고 소리치고는 도와주려고 가보니
우리집에도 줄이 엄청 많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줄에 관한한은 내소관이 아니라고 늘 생각했었다.
보이는 족족 서랍속에 넣어두었었다.
필요한 사람이 찾아쓰면 그뿐이었다.
내가 필요한 디카 줄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아무렇게나 팽개쳐놓은 줄을 감추려고 책꽂이가 깊어 책을 앞으로 빼내어 꽂았는데
남편은 종종 그 뒷쪽에 감추곤하였었다.
친구가 아이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여 둔 것이었다.
줄도 얼마나 많은지 하나의 전자기기에 충전용,컴퓨터 연결용,이어폰까지...
줄이 없으면 다시 사야만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되니 잘 정리할 수 밖에...
기기 살때 따라온 것을 다시 사려면 주문해야 하고 그것이 오기까지 시간도 걸리니
잘관리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내가 어릴적에는 상상조차도 해볼 수 없었던 일인데...
자기 세대에 맞게 현 시대의 것들을 충분히 즐기는 것도 중요함을 알기에 안사줄 수도 없고...
'모든 연결선을 하나로 통일하면 좋지만은 기기마다 왜 그렇게 다르게 만들어서 집안 어지럽게 하는지!'
하면서 투덜거려본다.
친구의 아이들을 향한 세심함에 머리가 숙여 졌다.
늘 꼼꼼하게 계획하여 관리하는 모습이 남편이 이상형이라고 종종말하곤 했었고
나 스스로도 항상 존경스럽다고 느껴왔었다.
이참에 나도 자주 쓰는 줄관리 좀 잘 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