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
언니들이 함께 모여 아버지 생신을 같이 지낼 수 있어서 좋았었던 순간이었다.
월요일 저녁을 우리집에서 하기로 했었다.
통화중에 큰언니가 <같이 장을 보아서 음식을 준비 할까?>하는 말씀을 하셨었다.
일주일 전에 오겠다던 작은 언니도 오후 늦게나 도착한다고 하였었다.
강릉으로 언니를 모시러 갔더니 큰 형부께서 저녁을 사서 먹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다.
분주스러운 것 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끼리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정말 탁월한 선택을 해주셔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감사의 마음이 넘친다.
저녁은 모듬 해물조림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갈치와 명태,가오리,가자미등 여러가지 생선을 감자와 무를 깔고 찜을 하였는데 깔끔하고 맛이있었다.
저렴하면서도 맛있었고 너무 편해서 정말 행복했다.
밥을 하지 않은것이 미안하고 감사하여 내가 저녁값을 계산하였다.
남편도 학교에 가족모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야자시간에 들어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이마트에 같이 가서 장도 보고 함께 이야기도 나누며 막내사위노릇을 해주어서 감사했다.
엄마 생신때에는 내가 더 날씬했었는데 작은 언니가 몸무게를 12kg이나 빼서 나타났다.
나는 요요 현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던터라 도전이 되었다.
다 지나간 어린시절의 이야기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각자가 자기와 연관된 중요한것만을
기억하고 있어서 서로 엇갈린 추억들로 인해 늘 웃음보가 터진다.
늘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부모님들을 섬겨주는 든든한 큰 언니와 형부가 계시다는 사실이
우리 동생들에게 늘 도전이 되며 힘이 된다.
멀리서 오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을 동생네 가족들이 더 많이 보고 싶어졌었다.
오십견을 앓고 있는 바로 위의 언니가 내 어깨를 만져보더니 너도 멀지 않았다며
빨리 예방대책을 세우라고 난리다.
나보다 먼저 삶을 사는 언니들의 충고가 사소한 부분까지라도 늘 내 삶의 지표가 되곤한다.
친정에서는 막내 동생 노릇만 하면 되니 정말 마음이 편하다.
오랜만에 엄마표음식(월요일점심)과 언니들의 음식솜씨(생신아침상)를 맛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제자반 모임이 있어 시간 맞추어 가야만 하시는 큰 언니네를 강릉까지 배웅하면서 드라이브하고 싶어 하시는 엄마를 모시고 갔다가 강릉 플로렌시아에서 모닝커피를 마셨다.
깔끔하고 중독성있는 그 커피맛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플로렌시아의 벽에 붙어 있었던 그림이 그려져있는 엽서도 얻어 왔다.
그림엽서 하나에 순간 부자가 된 느낌이다.
명절이나 집안행사때에 늘 이벤트를 만들어서 행복을 찾는 일은 우리가족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도착한 셋째언니와 형부는 오시는 길에 내 글을 읽고
동해 휴게소에 들러서 호떡을 사서 드시고 또 남겨가지고 오셨다.
언니와 둘이서 그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였다.
미리 만들어 놓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먼저 주문을 해놓고 화장실에 갔었는데 언니가 당신앞에 와 있는 것을
보고 난 다음에야 느릿느릿 호떡을 만드시더란다.
내 블로그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너무 좋아하셨다고 한다.
지금까지 두 분이 건강하게 같이 살아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에서 두번째가라고 하면 서러워 하실만큼 너무 너무 바쁘신 분들이지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전심으로 축복하며 축하해주신 언니들과 형부들이 계시기에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부디 두 분이 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만을 기도한다.